나눔의글
내용
마른꽃
책갈피를 넘기다가
오래되어 이미 퇴색해버린
투명하게 글씨조차 비칠 것 같은
마른 꽃잎 하나 있어
잊어버린 추억하나 건져냅니다.
사랑담긴 꽃다발 건네받아
꽃병속에 그 생명 다 할때까지
가슴속에 그득하게 향기 채워주고
안타깝게도 시들어버린 꽃잎 몇개
보던 책갈피속에 넣었더니
이젠 마른 꽃으로 추억을 얘기합니다.
그렇습니다.
죽을 때까지 변하지 않는 건 없습니다.
색도 찾을 수 없는 흐릿한 흑백 영화처럼
머나먼 추억으로
까마득하게 잊혀질겁니다.
우연히 찾아낸
마른 꽃잎 손에 닿자마자
부서져버리듯
기억도 오래되면 부셔져
어디론가 사라질겁니다.
어느날 비오는 강가에서
이미 퇴색해 부서진 꽃잎
기억의 강 저 너머에서 표표히 떠 올라도
흐르는 물결따라
아까움도 애련함도 없이
무심한 눈길로 스쳐 지나갈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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