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글
개성공단 폐쇄는 남북관계의 미래적 관점에서 당연한 전략적 결단이었다. 맞닥뜨릴 수 있는 군사적 대결에서의 인적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사전적 최선의 조치였으며 대립국면에서의 선점을 위한 탁월한 통찰력 발현의 일부분이었다.
구 서독의 동방정책에서도 물자 지원은 있었을지언정 인원 및 물자가 동독으로 향했던 적은 없었다. 일정한 인원이 대립의 상대국에 공식적으로 상주할 수 있는 경우는 통일의 언저리에서나 가능한 조치이다. 무분별한 인적자원의 상대국 상주는 군사적 전략에 휘말릴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휴전선을 가운데 두고 어떠한 상호신뢰도 없이 일시적 정치 제스춰로서 인적투자를 하는 경우는 동서고금을 통해 유례가 없다. 오늘 개성공단 폐쇄는 설립시에 일각에서 우려했던 부분이 현상화 된 것 뿐이다. 당시 일각에서는 북녘의 급변사태를 우려하여 공단에서 근무하는 우리측 국민들의 신변안전을 심히 염려했던 것이다. 급변사태 시 공단의 설비투자를 몰수당하는 경우도 상정은 했었지만 1차적 문제점은 우리측 근무자들의 신변 불안전이었다. 당시 우리측 근무자들의 집단적 신변보호조치는 그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었다.
오늘 개성공단 폐쇄조치가 국내외적으로 찬반이 엇갈리면서 논란의 대상이 된다. 국외적으로는 각국들의 이익형량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는 측면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국제적 논란의 틈새에서 왈가왈부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공단 폐쇄조치는 국가적 결행이다. 국가적 입장이라면 한 목소리 이외에는 분열된 모습만 노출되는 것이고 이러한 분열은 북녘의 김정은만을 웃음 짓게 하는 상황일 것이다. 깊이 있는 논단에 미치지 못하는 언론도 경망스럽기는 마찬가지이다. 보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국내 언론의 경솔한 국면은 더욱 안타갑기만 하다.
우선 개성공단 폐쇄 여부는 더 이상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으로 조명될 사안이 아니다. 또한 외교적으로 고려될 사안은 더 더욱 아니다. 남북문제는 이웃한 국가들의 관심거리는 될 수 있을 지언정 그들이 주도할 수는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공포정치로 일관하는 조선노동당과 김정은을 지근거리에서 마주하고 있는 대한민국은 도발의 1차적 최대 피해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개성공단 운용이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군사적 혜안으로 접근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머지않은 장래에 개성공단은 북녘에 의해 군사적 거래 대상의 개연성이 매우 높다. 개성에 주재하는 우리 측 300여명의 인질 우려가 바로 그것이다. 이는 단순한 염려가 아닌 핵위협에서 비롯된 실체이다. 인질은 불안정한 정권의 기본적 전술이오, 효과적인 작전이다. 이런 상황을 맞닥뜨릴 때 우리 측 주재원들은 무엇으로 생명을 담보할 수 있겠는가. 현재까지는 그 어떤 방법도 상정할 수 없다. 국민의 생명을 파리 목숨으로 여기는 일부 친 김정은 정객들이라면 경제적 손실만이 눈앞에 보일 것이다.
정부는 공단 시설과 완제품 등이 몰수되는 것을 이미 예견했을 것이고, 북측 입장에서 개성공단 근로자들을 중국에 파견하여 조-중 관계가 더욱 돈독해 질 수 있다는 예상도 충분히 검토했을 것이다. 북녘은 이미 금강산 관광 철회 사태에서 전 재산 몰수를 단행했다. 이러한 그들이 개성공단을 폐쇄하는데 몰수를 비켜 갈 수 있겠는가. 정부는 이 모든 것을 감수했기 때문에 폐쇄를 단행할 수 있었던 것이다.개성공단에 주재하는 국민의 생명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그 무엇이 아까울 수 있겠는가. 보다 더 안목을 늘인다면 한미 연합군의 대북접전을 염두에 두고서라면 공단 주재원은 하루빨리 철수해야 마땅할 것이다.
항간에 지난정권시기 개성공단 설립에 능동적 참여를 마다하지 않았던 일각에서 주요논점을 흐린 채, 공단폐쇄를 악의적으로 비난한다. 이미 햇볕정책이 실패로 마감된 이즈음 그들은 부끄러워서라도 국민 앞에 나서기 어려울 것이다. 여기에서 한걸음 더 나가, 공단폐쇄를 북풍으로 몰아넣는 정치공세는 지하에 있는 김일성-김정일의 눈을 번쩍 뜨게 할 지경이다.
다시한번 확언컨대 개성공단 폐쇄조치는 남북관계 미래적 관점에서 국민의 안전을 담보하는 최선의 조치였으며, 국가와 국민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가장 현명한 결정이었다는 것을 후세의 국민들로 하여금 깨닫게 하는데 조금도 모자람이 없을 것이다.
이청성 : 서경대학교 통일연구소 연구위원
게시물수정
게시물 수정을 위해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댓글삭제게시물삭제
게시물 삭제를 위해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