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탄소 전쟁, 박호정 지음.
마이클 샌델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에서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를
강도 높게 비판하는데 그 요지는 비교적 단순하다. 배출권 거래제나 환경세에
대한 비판은 샌델 이전에도 있어 왔기 때문에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그의 주장 역시 기존의 비판적인 맥락과 크게 다르지 않다.
즉 돈으로 오염물질의 배출권리를 사고 파는 아이디어는 환경보전의 도덕성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배출권 거래제를 비판하면서 출산권이라는 아이디어를 함께 소개한다.
출산권은 생태경제학의 대가 케네스 볼딩이 1960년댕에 처음 제기한 아이디어로
알려져 있는데,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모든 개인은 0.5명의 출산권을 무상으로
할당받는다. 남녀가 만나 결혼을 해서 한 쌍을 이루면 한 명을 출산할 수 있는
권리를 자동으로 획득하게 된다.
만일 한 명 더 출산하려고 하면 출산권 시장에서 돈을 주고 출산권을 사야 한다.
경제적인 문제로 돈이 필요한 신혼의 젊은 부부라면 2세 계획을 당분간 미루고
자신이 행사할 수 있는 출산권을 시장에서 팔 수도 있다.
출산권의 세상에서는 경제력이 없으면 출산의 축복과 육아의 기쁨도 누릴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