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글
1. 금융공공기관 노동자들의 연봉을 확 깍거나, 그들이 쉽게 해고된다면, (속은 시원할지 모르겠으나) 우리에게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2. 그들의 연봉이 많은 걸까? 내 수입이 적은 걸까?
3. 그렇다면 우리는(그들은) 뭘 해야할까?
[1. 금융공공기관(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든다면?]
은행원, 공공기관 종사자의 연봉을 (확?) 줄여야 한다는 감정적인 이유는 다음 2가지가 대표적일 것이다.
첫째, 금융공공기관이 서민의 피땀을 빨아먹는 기관, 방만하게 운영하여 혈세를 낭비하는 기관이다.
둘째, 자신들과 비교해 너무 많은 연봉을 받고 있기에 연봉을 (확?) 깍아야 한다.
금융기관, 공공기관 종사자(공무원 포함)들의 연봉을 줄이게 되면 어떻게 될까?
성과연봉제를 확대하고 퇴출제를 도입하면 어떻게 될까?
우선은 사돈의 논이 줄어들어 배는 덜 아플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수입이 줄어들면, 놀러가고, 술먹고, 외식하고, 통닭먹는 횟수가 줄어들 것이다.
자영업자들의 수입이 줄어들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해고된다면 어떻게 될까?
그들은 통닭집, 술집을 열게 될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폐업하는 자영업자들이 줄을 잇고 있는데,
자영업의 무한경쟁이 더욱 심해지고 폐업은 더 늘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더 본질적인 측면은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들게 된는 것이다.
나, 나의 자식들, 내 친지들이 취업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한편, 지금보다 더 가혹하게 교육과 경쟁을 해야 한다는 소리다(자살하는 청소년 수가 1위인 한국은 더 청소년자살분야에서 더 독보적인 나라가 된다는 소리)
또 한편, 성과연봉제 확대, 임의 해고제 도입은 노조의 힘을 급격하게 약화시킬 것이다.
자신의 성과를 위해 주위 동료을 밟고 일어서는 문화가 확산될 것이며(물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성과를 위해 서민들을 더 가혹하게 쥐어짤 가능성이 많아 질 것이고), 해고의 위협 앞에 노조탈퇴가 줄을 이을 것이다.
가진 자와 부정한 국가권력에 대항해 스스로의 권익을 보장할 수 있는 힘이 급격히 쇠퇴한다는 소리다.
행여 그들이 국민과 자신들의 이해가 일치하는 부분이 있어서, 자신들과 국민의 이익을 지키고자 해도 목소리조차 낼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철도노조는 철도민영화반대를, 의료노조는 의료민영화 반대를, 예전 한전노조는 한전민영화 반대를 외쳤었다.)
결국 개인들은 더욱 파편화되고, 무한경쟁의 아수라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악순환이 확대 재생산 될 것이다.
[참고자료]
하종강 교수 : 노동 우리가 알아야 할 것? 동영상 강연
https://www.youtube.com/watch?v=R32mC-bwq1U
[2. 금융공공기관의 연봉은 많은 것인가?
혹 내가 너무 적게 받는 건 아닌가?]
그들의 연봉이 많다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내 연봉은 적정한 것인지도 생각해보자.
만약, 내 연봉이 적다고 생각된다면, 어떻게 그들처럼 나의 수입을 올릴 수 있는지 고민해보자. 하향 평준화가 아니라, 상향 평준화할 수 있는 방법도 생각해 보자.
우리나라 1인당 GDP는 약 26,000달러, 1달러 당 1100원이면 약 연 3천만원, 4인 가족이면 연 1억 2천만원...
다시 말해, 4인가족 당 연 1억 정도 수입은 우리나라 경제력에 비춰봤을 때 적정하다는 것이다.
기업이나 정부에 유보된 부분(40%)를 감안하더라도 약 7천5백만원은 되어야 한다는 소리다.
금융기관이나 공공기관 노동자(혹은 현대자동자 노동자)가 외벌이로 7-8천을 벌어 4인가족이 먹고 산다면 그렇게 많이 버는 것이 아니라는 소리다.
그런데
나는 (맞벌이로라도) 연 7-8천 정도 벌고 있는가?
우리나라 통합소득 중간값은 어이없게도 연 2천만원이 안된다. 맞벌이해도 연 4천만원이다.
내가 혹은 맞벌이로 겨우 3-4천 번다면 가혹하게 착취당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다.
[참고자료]
홍종학 19대 국회의원(학자, 경제통)의 소득 분석자료
http://blog.naver.com/haasimi/220477286507
성공한 국가 불행한 국민(주소 붙여넣기 해서 보세요)
https://books.google.co.kr/books?id=ggtRCgAAQBAJ&pg=PT39&lpg=PT39&dq=1%EC%9D%B8%EB%8B%B9+GDP%EC%99%80+%EA%B0%9C%EC%9D%B8%EC%86%8C%EB%93%9D+%EC%B0%A8%EC%9D%B4&source=bl&ots=Sia9UJJsp7&sig=ia29eNLvqenLveIQFAT6cUBOo9I&hl=ko&sa=X&ved=0ahUKEwjiva-9gKbPAhWEspQKHUIhDt0Q6AEIJzAB#v=onepage&q=1%EC%9D%B8%EB%8B%B9%20GDP%EC%99%80%20%EA%B0%9C%EC%9D%B8%EC%86%8C%EB%93%9D%20%EC%B0%A8%EC%9D%B4&f=false
[3. 그래도, 그넘들은 나쁜넘들이고, 우리 혈세를 빨아먹는 넘들인데.....
그러나, 너와 내가 상생하는 길은 연대 뿐.....]
위에서 말한 논리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넘들은 있는넘들 편에 서서 혹은 자신들만을 위해서 서민들의 피땀을 빨아먹고,
방만하게 운영하여 국가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주고
파산지경에 이르러도 또 다시 국민혈세를 쏟아부어 살려주길 한 두 번이 아닌데,
그넘들에게 연봉을 많이 주자는 이야기는 뭔 개 풀뜯어 먹는 소리냐고 목소리를 높일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나도 심정적으로 동의한다. 그들이 지금까지 해온 짓을 생각한다면 정서적으로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그들이 본래 악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그도 나와 같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조금이라도 한다면,
그들이 서민(국민)의 반대편에 서서 일할 수 밖에 없는 구조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본래 금융기관과 공공기관 본연의 역할이 무엇인지?
국민 대다수의 복리보다는 (금융)자본과 자신들을 위해 힘쓰는 이유는 무엇인지?
국가와 사회의 안정적 발전을 위해 그들의 역할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그렇게 바꾸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은 무엇인지?
그들이 당장 보기 싫고, 더 많이 받는 것이 배아파서 그들의 연봉을 줄이자, 그들을 잘라버리자고 주장하는 것은 나와 내 가족 그리고 확장된 가족인 사회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금까지 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버는 금융기관, 공공기관, 그리고 그 종사자들이 부정한 방법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자는 것이고, 그들이 스스로 정상화 될 수 있도록 조건을 만들자는 것이다.
다른 한편, 그들의 수입이 많다는 생각에 앞서 나의 수입이 적은지를 고민해 보고, 나의 수입을 그들처럼 올릴 방법을 강구하자는 것이다.
이제 가진자(자본)은 서민 뿐 아니라 중상류층을 형성했던 대기업, 공공기관(공무원), 금융기관 종사자들까지도 흡혈의 빨대를 들이밀고 있다.
서민들과 중상류층이 함께 힘을 합쳐야 할 때인 것이다.
어느 한쪽만 손을 내밀어서는 안 된다. 손을 맞잡아야 한다.
금융공공기관은 단지 ‘성과연봉제 확대와 퇴출제 도입’에 대한 반대 목소리만 내서는 안된다.
금융공공기관이 국민들의 편에 서는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국민들에게 해를 가하면서 어떻게 국민들에게 자신들의 수입을 보장해달라고 말 할 수 있다는 말인가?
마찬가지로, 서민들도 그들이 올바로 설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와 조건을 만들도록 강제 또는 연대해야 한다.
금융기관이 서민들을 위한 금융기관으로 바로 설 수 있도록 약탈적·투기적 요소를 없애야 하며, 국민들이 감독을 강화하고 견제할 수 있는 장치들을 만들어야 한다.
전기누진세로 말이 많았던 한전의 예를 들면,
전력생산단가, 흑자현황, 전력소비현황 등 구체적 정보를 공개 해야하며, 국가적 차원에서 전력소모를 줄일 수 있는 방안, 적정한 전기료를 부과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한전 노조에서부터 이야기가 나와야 하며, 서민들도 이러한 방안을 함께 고민하고 그들을 한편에서 또 강제해야 한다.
한편 금융공공기관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연대해야 한다.
최저임금 상향에 적극 노력해야 한다.
다른 민간기업의 성과연봉제 확대, 임의퇴출제 도입에 적극 연대하여 함께 목소리를 내 줘야 한다.
지금도 가진자(자본)과 부정한 정권은 국민들을 이간질하고 편가르기에 여념이 없다.
그들의 악마같은 편가르기 프레임에 걸려들어 농락당한다면, 하나씩 하나씩 그들에게 먹히기 좋은 먹이감이 되어갈 뿐이다.
결코 나 혼자의 힘으로 나만 잘 먹고 잘 살 수 없다.
[참고자료]
김영훈 전 민노총 위원장 “노동의 인문학” 강연
https://www.youtube.com/watch?v=T7cJNWxUlO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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