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만 효과↓

제주도 상산 일출봉은 꼭두새벽에 일출을 보기 위하여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장소입니다.

필자가 1996년에 처음으로 제주도를 방문하였을 때 일출을 보기 위하여 그 당시만 하더라도 새벽잠이 무척 많았던 필자가 억지로 졸린 눈을 비비며 올라갔지만 일출 장면은 보지 못하였고 빨간 태양이 수평선 위에서 춤추는 것만 보았지요.

‘일출을 보기 위하여 새벽에 일찍 일어났지만 보지도 못하고!’

아쉬운 마음에 일출을 잘 표현한 ‘동명일기’를 읽어 보았습니다.

‘빨간 태양이 바다에서 솟아올랐다!’

그리고 저녁노을이 빨간 것과 하늘이 파란 것에 의문을 다시 가졌습니다.

물론 학교에서 들은 적이 있었겠지만 듣는다고 모두 기억하는 것은 아니고 본인이 관심을 가지고 생각해 보아야 머릿속에 저장되지요.

이 책 저 책을 뒤지면서 (그 때는 네이버, 구글이 없었으니 다른 방법이 없었지요.)생각해 본 결과 ‘태양빛의 각도와 파장에 의한 산란의 차이에 의한 것이구나!’를 깨달았지요.

부연해서 설명하면 새벽과 저녁에는 태양빛의 각도가 낮으므로 파장이 긴 빨강 빛이 주로 우리 눈에 들어오고 태양이 어느 정도 올라와 있는 아침부터 오후까지는 파장이 짧은 파랑 빛이 주로 눈에 들어오기 때문에 생기는 산란 현상이 원인입니다.

공기 입자들과 먼지들에 의한 빛의 산란이 하늘을 파랗게 보이게 하는 것이지요.

문틈으로 빛이 스며들 때 먼지에 의하여 빛이 통과하는 것을 볼 수 있는 것 역시 산란에 의한 것입니다.

빛이 산란될 때 대부분의 경우에는 에너지가 교환되지 않고 단지 빛의 방향이 바뀌게 되지요.

이 현상을 Rayleigh scattering이라고 하며 고분자들의 분자량 측정에 사용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산란 방향이 파장에 따라 달라지므로 단색광을 사용하여야 하며 분자량의 분포가 지나치게 크면 의미 있는 결과를 얻지 못하므로 질량분석기를 사용하여 좁은 범위의 분자량 분포만 가지고 연구를 하여야 합니다.

그런데 극히 일부는 (백만분의 일)산란이 일어날 때 에너지가 빛과 입자 사이에서 교환됩니다.

이 현상은 인도의 물리학자인 라만에 의하여 1928년에 발견되었지만 워낙 작은 확률로 일어나므로 강도가 아주 강한 레이저가 등장한 후에야 비로소 실용화되었지요.

라만이 발견한 ‘라만 효과’에 의하면 가시광선이 분자와 충돌할 때 빛이 가진 에너지의 일부가 흡수됩니다.

즉 분자의 진동과 회전 운동과 관련 있는 적외선이 흡수되지요.

분자를 조화진동자 (harmonic oscillator) 및 강체 회전자 (rigid rotor)로 생각하는 것이 이해를 훨씬 쉽게 하며 조화진동자를 고려하는 것이 이해하기 쉬우므로 여기서는 조화진동자만 소개하겠습니다.

이 때 빛의 전기장과 분자의 전기장이 상호작용하기 위해서는 분자의 구조에 의하여 나타나는 고유한 성질인 편극도 (polarizability tensor)이 변화되어야 합니다.

즉 가시광선이 분자와 충돌할 때 분자의 편극도가 변하는 진동 모드가 존재할 때만 적외선이 흡수된다는 것이지요.

레이저 빛의 등장이후로 라만 효과에 위한 진동과 회전 모드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분자 구조 확립에 획기적인 좋은 결과들이 많이 쏟아지고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