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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 저녁의 어두운 풍경

작성자
김진주
작성일
2016.07.13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535
내용
이 저녁의 풍경은 낯이 익다 
나는 천변에 나와 썩은 물 위로 
지는 해를 오래 바라보고 있다 
짧은 소매에 반바지 입고 유모차를 밀고 가는 
건너편 언덕의 저 부부도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 
그것이 산문적인 것은 아니다 
저들은 완성된 하나의 문장을 
조심조심 디디며 건너가는 중이다 
개천 썩은 물 위를 부유하는 쓰레기들도 
저처럼 모여 결승 문자를 이룬다 
저 쓰레기들처럼 離合하거나 集散하는 삶도 
해 지는 천변, 썩은 황홀 아래서는 
모두 용서하라는 것일까 
리어카 위의 木馬는 아이들을 태우고 
아까부터 고개를 주억거린다 긍정은 
목마를 흔드는 할아버지의 권태 속에도 
저녁의 어스름 속에도 있다 
저 물은 쉬지 않고 
복개한 어둠 쪽으로 다음다음 흐르고 
나는 모른다, 저 물이 공테이프처럼 뻑뻑하게 
다만 뻑뻑하게 흘러 무엇을 기록할 것인지를 
다만 나는 이 낯익은 저녁의 풍경에 
마음을 걸어두고 그 마음 안쪽에 
살림 차리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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